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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후기] 서울교육 시민참여단 정책 심화 토론회 : 부족한 특수학교,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총괄관리자 2024-12-04 182


 

“제발, 이 지역에 특수학교를 짓게 해주세요.” 

2017년, 한 토론회에서 장애 학생 학부모들이 지역민들 앞에 무릎을 꿇고 호소를 했습니다. 

왜 장애 학생 학부모들은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무릎까지 꿇어야 했을까요? 



학교 설립을 위해 무릎을 꿇은 학부모들

현재 서울시에는 32개의 특수학교가 있습니다. 숫자로 보면 많은 것 같지만, 8개 자치구에는 특수학교가 하나도 없어 많은 학생들이 한시간 넘는 거리의 학교로 통학하고 있죠. 하지만 그마저도 정원 초과로 3년째 자녀가 다닐 학교를 찾느라 전화를 돌리고 있는 학부모님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집값이 떨어진다’ 등 근거 없는 이유로 지역민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해  장애 학생과 학부모는 거리와 주민설명회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여러차례 호소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투쟁에 끝에 2020년 한 학교가 설립되었습니다. 바로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서진학교인데요. 서진학교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음에도 중랑구 동진학교는 17년째 삽을 뜨지 못하고 있고, 다른 특수학교들도 설립을 위해 지난한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그 이야기를 경청하고 함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2024년 11월 28일, <부족한 특수학교,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서울시교육청 참여협력담당관 방대곤 과장의 개회인사로 시작했습니다. 방대곤 과장은 학교 현장에 다양한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당장 새로운 특수학교 설립이 쉽지 않다면 다른 다양한 형태와 방법으로라도 특수교육 수요를 가진 학생의 학습 권리를 보장해 줘야 한다며, 인식 개선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며 자리를 열였습니다.  

 


‘특수’라는 글자가 붙었다는 이유로 기피 대상이 되어버린 학교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세 개의 주제발제가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발제는 서울시교육청 특수교육과 특수교육기획팀의 최민석 장학사가 “특수학교가 장애인 학교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가?”라고 질문을 던지며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최민석 장학사는 특수학교는 특수한 교육이 필요한 학생을 위한 지원이고, 장애 판정을 받은 학생만 특수학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짚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내  전체 특수학교 수, 통학시간, 설립까지 걸리는 시간 등 통계를 통해 특수학교의 필요성을 보여주었는데요. 이미 설립근거가 충분함에도 설립 지연으로 교육을 받아야 하는 시기를 놓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최민석 장학사는 특수학교는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마을에서 공동체와 함께 지으며 이 과제를 마주해야 설립 지연과 민원을 감당할 수 있다며 발제를 마쳤습니다.

 


그 다음으로 김정인 감독이 발제를 이어갔습니다. 영화 <학교 가는 길>을 제작한 김정인 감독은 서진학교가 설립되기 전까지 장애 학생과 학부모들의 여정을 담아 한국 사회 내 공동의 가치와 의미를 되물었습니다. ‘특수’라는 글자가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기피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얘기하며, 이 시선과 인식을 개선이 정치와 정책의 역할임을 지적했습니다. 김정인 감독은 서진학교가 지어진 것을 본 후에 기쁨과 동시에 허탈함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결국 똑같은 학교일 뿐이고 아이들이 잘 다닐 수 있는데, 당사자의 학부모가 무릎을 꿇고 투쟁까지 벌여야 했던 일이었는지 지난 날은 회고했습니다. 김정인 감독은 직접적 이해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함께 목소리 냄으로써 그 영향력을 확장해 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발제를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교육청 시민참여단 북부지역 김기탁 대표의 발제가 있었습니다. 김기탁 대표는 특수학교 설립 확대 필요성에 대해 온라인 사전 토론에 참여한 시민참여단 95%가 긍정적으로 공감하고 있으며, 시민참여단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대다수 사람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낯섦이 있으면 방어적인 태도가 되는 경향이 있어 이것이 반대 여론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인식 개선’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특수학교 설립 초기 단계부터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주민과 과정을 공유해 설립과정에 생기는 불협화음을 줄이고, 지자체 지원과 더불어 사례관리를 통한 정책 반영으로 특수학교에 대한 안정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설립 후에도 교사와 전문인력을 확보해 이후의 운영관리에 대한 안정성도 확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기탁 대표는 인간은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가 있고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서로의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누구나 교육의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인 시민참여단

발제가 끝나고 시민 참여단의 토론으로 이어졌는데요. 영하의 날씨를 잊을 만큼 각 조별 테이블에서 뜨거운 토론이 진행됐습니다. 장애, 비장애인을 떠나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의 중요성에 공감한 시민참여단은 각 조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제안을 발표하는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날 동부, 강동송파,동작관악, 북부 등 총 4개 지역의 시민 대표가 지역별 시민들의 토론 결과 발표를 했고, 공통적으로 ‘인식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가장 많이 얘기하며 다양한 제안을 내 주었습니다.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홍보 매체를 통해 메시지를 자주 노출 시키고, 맞춤형 교육을 통해 조금씩 물들여 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얘기했습니다. 또 지역민들과 상생하기 위해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함께 과정을 만들어 가는 방식으로 공모전 등을 열어 비장애인도 장애에 대해 생각해 볼수 있는 기회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했습니다. 특수학교에 대해 갖는 막연한 불안 요소를 해소하기 위해 공청회와 같은 자리를 자주 여는 것이 필요하며, 동시에 홍보 효과도 가지고 올 수 있다는 확장성을 가진 제안도 있었습니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장애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는데에 분명 한계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일상적으로 가까이 하고 다가가야 합니다. 모든 학생들이 평등하게 배울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가장 보통의 학교가 되도록 함께 목소리를 모으고 높여야 합니다. 함께 목소리를 내면 그 영향력은 더 멀리 또 크게 나아갈 테니까요. 서울교육소통광장은 지금도 열려 있습니다. 학생들의 학교 가는 길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도록 함께 목소리를 높여 주세요. 


 



김은채 | unchea75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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